1. 예술이 범죄가 되는 시대 : 마우리치오 카텔란
1) 황금 변기 도난사건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의 작품 **<아메리카(America)>**는 18K 순금으로 만든 변기입니다. 이 작품은 2016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처음 전시되었으며, 관람객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되었습니다.
2019년, 이 황금 변기가 **영국 블레넘 궁전(블렌하임 궁전, Blenheim Palace)**에서 전시되던 중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블레넘 궁전은 영국의 전 총리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이 태어난 곳으로 유명한 역사적 건물입니다.
2) 사건 발생 과정
- 2019년 9월 14일 새벽 5시경, 도둑들이 궁전에 침입해 화장실에 설치된 황금 변기를 떼어냈습니다.
- 이 변기는 순금 103kg, 가치 약 **600만 달러(약 80억 원)**에 달하는 작품이었습니다.
- 변기가 수도관과 연결된 상태였기 때문에, 도난 과정에서 궁전 내부가 물에 잠기는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 경찰은 17세~66세 용의자 여러 명을 체포했으나, 변기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3) 이후 진행 상황
- 경찰은 도난 직후 여러 차례 수사를 진행했지만, 황금 변기의 행방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 많은 사람들은 변기가 녹여져 금괴로 판매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이 사건 자체가 내 작품의 일부일지도 모른다"라고 농담하며, 아이러니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2. 그의 생애
1) 어린 시절과 예술적 시작
1960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성장했으며, 정식으로 미술을 공부하기보다는 독학으로 예술을 익혔습니다.
그의 초기 작품은 가구 디자인과 광고 포스터 제작과 같은 상업적인 작업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곧 미술계의 관습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2) 미술계에 등장하다 (1990년대~2000년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는 도발적인 작품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기존 미술의 전통을 조롱하며, 사회적·정치적 이슈를 예술적 유머와 풍자로 표현했습니다.
1993년,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받았지만, 아무 작품도 전시하지 않고 ‘베니스에서의 휴식’이라는 제목의 공백을 남겼습니다. 이처럼 그는 **부재(Absence)**와 반(反) 예술적 행위를 작품으로 삼으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는 더욱 과감한 방식으로 미술계와 사회를 조롱하는 작품을 선보였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습니다.
3.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대표작과 의미
1) 코미디언 (Comedian), 2019년 – 바나나 하나가 만든 예술 논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는 2019년 마이애미 아트 바젤에서 선보인 **<코미디언>**입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바나나 한 개를 은색 덕트 테이프로 벽에 붙여 놓은 것으로, 판매 가격이 무려 **12만 달러(약 1억 5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이 작품은 현대미술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듯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결국 한 퍼포먼스 아티스트가 바나나를 떼어먹는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예술과 소비, 가치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일어났습니다.
작품의 의미:
- 예술 작품의 진정한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 개념이 중요한가, 아니면 물리적 실체가 중요한가?
- 예술이 단순한 투자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가?
2) 나인스 아워 (The Ninth Hour), 1999년 – 교황을 넘어뜨린 예술
작품의 의미:
- 종교적 권위에 대한 도전
- 우연과 운명의 역할에 대한 질문
- 권력과 인간의 나약함
4.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예술적 특징
1) 풍자와 유머
카텔란의 작품은 언제나 풍자적이며 유머를 기반으로 합니다. 그는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가볍고 유쾌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즐깁니다.
2) 권위에 대한 도전
그는 종교, 정치, 자본주의, 예술계의 전통적인 가치들을 조롱하고, 권위적인 시스템을 해체하려 합니다.
3) 개념 중심의 예술
그의 작품은 물리적인 형태보다 ‘개념’에 중심을 둡니다. 예술 작품이 반드시 아름다울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충격적이고 논란을 일으킬 때 더욱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5. 단순한 예술가가 아닌, 예술계의 반항아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단순한 예술가가 아니라, 현대사회를 조롱하고 도발하는 예술계의 반항아입니다. 그의 작품은 언제나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예술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그의 작품을 보고 어떤 사람은 ‘천재’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은 ‘사기꾼’이라고 비난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현대미술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이라는 사실입니다.